이번 주 안다팀은 "목표 달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영문학도에서 내과의사로, 작은병원에서 레지던트 수련을 받은 후 빅 3 병원 중 한 곳에서 진료교수를 하기 전까지 나는 늘 크고 작은 목표들과 함께 했다. 방법면에서 변곡점을 이룬 22년을 기점으로 내가 목표를 달성하는 법을 되돌아본다.
내가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은 22년을 기점으로 심리적인 면과 기술적인 면에서 크게 변화했다. 22년도는 첫째아이가 돌이 된 해로 먹고 입고 자는데 계속 손이 가는 때였다. 커리어면에서는 진료교수로 임용되어 연구와 논문쓰기에 정진하려던 때였으므로 물리적인 시간의 절대부족을 경험하고 있었다.
22년도 이전의 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엉덩이힘을 가장 많이 썼다. 들어가는 시간은 모두 성과와 연결되다는 일념하에 열심히 했다. 그러다 아이를 낳고 물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유시간이 줄어들자 나는 성취면에서 위협을 느꼈다. 개인적으로는 생존의 위협이었다. 성취가 중요한 삶의 축이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늘 따랐다. 전술을 바꿔야했다.
자기계발서에서 평소 성공한 사람들의 방법들을 눈여겨보고 따라하던 나는 명상수업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전까지 내게 명상은 빌게이츠도 한다는데 나도 해볼까 정도의 가벼운 수준이이었다면, 이번에는 '성공에 명상을 이용해보겠다'는 다소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수업을 들었다. 스트레스와 성취의 위기는 내가 마음챙김 명상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내가 배운 것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지금, 여기에 머물며 아무런 판단없이, 관찰자 시선으로 나와 삶을 바라보겠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수행하듯 연습하는 것은 성공의 범주를 넘어 삶을 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성취면에서의 직접적인 효과로는 집중력이 늘었고 현재에 머물며 계획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과거, 계획을 위해 계획을 세우던 나는 명상기술을 습득하며 파워J가 되었다. 목표를 달성하는 면에서 질적으로 업그레이드 되어감을 느꼈다. 전과 후 계획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기 때문에 다루는 방법도 달라졌다. (명상은 기술이 아니다, 명상을 목표달성에만 사용하다니!라고 불편해하실분도 있겠다. 글 주제상 명상의 기능 중 일부를 가져왔다.)
배운 것들은 일을 하며 써먹을 수 있었다. 왕파워 J들이 모인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며 나는 개인적인 행동수칙을 다듬어갔다.
1. 놀랄만큼 빠르게 일정을 계획한다.(가능한 정확하고 세세하게)
2. 일정은 무조건 사수한다. (양심에 비추어 취소해야 마땅했다는 정도가 취소의 기준)
3. 내용이 알아서 채워질 때를 기다린다.
4.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1번과 2번의 조합을 행동으로 옮기면 추진력은 따라 붙었다. 이때 행동을 반복해서 일정 성질을 유지하니, 자연적으로 힘이 따라붙거나 생기는 것을 체험했다. 2번은 생각보다 노력을 많이 기울여야했다. 나와 지속적인 다툼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좀 피곤한데, 기분이 별론데, 나 혼자만 일하는 것 같은데 같은 이유로 말이다.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을 때 주의를 기울여 노력했다. ‘일정은 무조건 사수한다‘를 최우선의 원칙으로 하고 그것을 지키다 보니 일이 알아서 굴러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일정 사수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타인이 일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것에는 연연하지 않았다.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하며 말이다. '내'가 일정이나 약속을 취소하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3번과 4번은 마음챙김 명상을 일에 접목한 것이었다. 내용이 알아서 채워지기를 기다리려면, 가능한 빠르게 일정을 계획해야했다. 각 번호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었다. 이 방법은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노려보며 보고서를 쓰던 것과 비교하면 스트레스가 훨씬 적은 방법이었다.
방법은 간단하다. 캘린더에 일정을 빠르게 잡고 일단 머릿속에 큰 얼개나 주제를 질문형태로 띄워놓는다. 일을 하고 일상을 영위하며 지인에게 툭,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툭툭 질문을 던진다. 그러다보면 뇌는 신기하게도 그에 적합한 내용들을 찾아갔다. 이상하게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내가 메인으로 진행해야했던 집담회 때 그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10월에 예정되어 있던 완화의료와 재택의료팀의 집담회를 3월부터 계획했다. 큰 얼개를 띄워놓고 그에 맞춰 참여할 교수님들을 섭위했다. 5개월도 전에 섭외를 하니 교수님들은 흔쾌히 참석하겠다고 했다. 질문이 띄워져 있는 상태에서는 그와 전혀 상관없는 책을 읽어도 무언가가 그 주제들과 연결되어 갔다. 그렇게 보고서와 교육자료들도 만들었다.
글쓰기와 접목해보면 나는 늘 글을 쓸 주제를 머리에 띄워놓는다. 알아서 콘텐츠가 채워지길 기다리며 말이다. 능동적이며 수동적인 나름의 방법이다. 사적인 일이든 공적인 일이든 1,2,3,4를 잘 유지해나가다보면 아웃풋은 따라왔다. 다만 1,2,3,4를 유지하며 너무 다양한 일을 하거나 많은 일을 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22년도 이후로는 결과물의 양이 많지 않지만 꾸준히 만족할만한 결과물들을 얻었다. 중요한 것 하나는 이런 방식으로 목표를 성취하고 일을 해나가면가 나를 좀 더 믿게 되었다. 그런면에서 개인적으로 작은 진화를 이루었다.
목표를 이루는 나만의 방법이 없다면 맨땅에 헤딩하고 절망하며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방법이라는 것이 내가 가장 편한 방법은 아니다. 과정에서 늘 일정부분 불편하고 힘든 것은 뒤따른다.
나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앞에서 말한 방법을 한동안 고수할 예정이다. 이 방법이 너무 편해질때 또 다른 나만의 방법을 연구해야겠다는 마음이다. 그러다보면 개인적인 소진화는 늘 이루어질 것이다. 모두가 자신만의 방법을 찾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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