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11] 나를 대표하는 단어 삶, 자연, 명상
<이번 주 안다팀은 '나를 대표하는 단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나를 대표하는 단어는 삶, 자연, 명상이다.
나를 대표하는 단어라기보다 내가 끊임없이 관심이 가는 단어이다.
나는 초반 삶이 우울하고 가난하고 외로웠다.
그래서 나는 돈이나 성공, 물질보다 삶이 무엇인지, 삶을 살아야 하는지, 포기해야 하는지 고민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초반 삶이 너무 외롭고 우울하고 자존감이 낮아서, 젊어도 이렇게 삶이 초라한데, 늙고 병까지 들면 얼마나 더 초라하고 외로울까? 그 고통을 다 겪고 죽는 것보다 지금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처음에는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다가 점점 삶은 무엇일까? 죽으면 어디로 갈까? 내가 삶이라는 게임의 규칙을 너무 몰라서 이렇게 가난하고 힘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던 일을 멈추고 삶이 무엇인지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것이 나의 삶에 대한 탐구였다. 그렇게 몇년을 보내고 나니 지금은 삶이 무엇인지 흐릿하지만 밑그림같은 그림이 그려졌다.
물론 그것이 내 삶에 체화되어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그 흐릿한 밑그림은 나에게 충분한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내가 알면 알수록 긍정하게 되는, 삶이란 ‘자연’과 같다.
자연은 부산스럽게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 모든 답을 가지고 있다.
때가 되면 싹을 튀우고,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불평불만 없이 삶이 오는데로 온전히 다 받아들이고 그렇게 활짝 피었다 때가 되면 또 자연속으로 되돌아 간다.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는 인간만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며 생각을 풍선처럼 부풀릴때로 부풀려 그 생각을 조절하지도 못하고 끌려다닌다. 그렇게 자신의 존재를 생각속에서 잃어버린다.
자기 안에서 자신의 존재가 그렇게 흐려지고 흐려지다가 거의 사라질때쯤 각종 병이 온다. 몸에도 질병이 오고, 마음에도 질병이 와서 듣도보도 못한 질병의 이름들이 점점 늘어난다.
머리속에 생각을 꽉꽉 채우고 이 중에서 뭘 골라야 하는지 또 한참을 헷갈린다. 누구는 이게 좋다하고, 다른 누구는 이게 필요하다 하고, 뭐가 맞는지 이러저리 방황하다가 결국 삶의 마지막을 맞을 수도 있다.
너무 많은 생각은 우리를 잡아먹는 것 같다. 생각의 소음이 조금만 작았어도 우리안의 자각이 알아서 길을 안내했을 텐데 말이다.
나는 내가 삶을 사는 줄 알았지만 삶은 삶이 알아서 돌본다고 한다.
처음에는 의미도 모를 그 문장들을 붙들고 되뇌이고 되뇌이고 또 되뇌였다.
이제는 조금은 그 의미를 알듯도 하여, 붙들고 있던 손아귀에 힘을 조금씩 빼면서 삶의 멱살을 놓아주고 있다.
그렇게 배운 삶은 나에게 ‘자연스러움’이다.
억지노력을 내려놓고, 애쓰지 않으며 삶이 다가오는 데로 받아들이고 따라가 보는 것, 점점 자연스러워지는 것이다. 자연을 닮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서두르지 마라.
그저 고요히 있어라.
삶은 삶이 알아서 돌본다.
- 신과 나눈 이야기, 닐 도널드 월쉬 -
삶은 내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만큼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
-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에크하르트 톨레 -
우리는 행복을 ‘저 밖깥’에서 추구하고 살고 있다.
마치 행복이 일회용품인 것처럼.
- 어느 동영상에서 -
나는 명상지도자였지만 진정한 명상가는 아니어서 개인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마음 한켠에 한없이 원없이 명상수행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아직은 내 스스로 그렇게 하지 못하던 차에 우연한 기회에 명상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일단은 한달동안 새벽에 같은 시간에 명상을 하고 명상일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나는 매일 새벽마다 1시간동안 명상을 하고 명상일지를 보낸지 20일째이다.
자발적 동기에 외부의 적당한 자극은 새벽마다 일어나 1시간씩 하는 명상을 아무런 힘이 들지 않게 한다. 오히려 기대하고 설렌다.
가슴에 마음의 집을 지어주고 오로지 그 집에 머물러 있다 보면 내 안의 빛이 밝아지고 그 빛 안에 온전히 존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생각은 오고가고 마음은 어느새 집 밖을 떠돌기 일쑤지만 상관없다. 친절하게 데려와 마음의 집에 쏙 넣어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뿐이다.
가슴의 신성한 빛이 나를 끌어당기고, 내 가슴엔 언제나 그분이 계시기 때문이다.
20일정도 명상을 하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그렇게 많이 공부하고 열심히 살게 아니라 이렇게 가슴에 머물기만 해도 충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마다 생각이 가라앉고 마음이 맑아진다. 삶이 점점 생생해지고 선명해진다.
지금 이 순간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아이의 눈동자 속에도, 초록의 작은 잎 속에서도, 평범한 일상의 거리 속에서도 등에 난 작은 종기를 제거하기 위한 시술하는 중에도 있는 그대로의 이 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다.
앞으로 계속 될 나의 새벽명상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