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로 인생 배우기]
부제: ‘너 자신을 알라’의 어려움
최근 깨달은 것이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자주 설명할수록, 스스로에 대해 전혀 모르고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나는 ~한 편이라서 ~해"라고 스스로에 대해 설명하곤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가 말하는 자신의 모습과 실제가 정 반대인 경우가 많다.
가령 한달 전 한 배우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저는 서운함을 잘 느끼지 않는 편이예요.
제가 무심하니 사람들이 자꾸 서운해하곤 하더라고요"
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몇시간 남짓한 짧은 예능촬영 중에도, 그는 mc들의 사소한 농담에도 서운해하고 마음에 담아두는 모습을 여러번 보였다. 자신이 무척 쉽게 서운해하고 꽁한 사람인 것이 싫어서, 오히려 '타인들이 자신의 무심함에 서운해한다'는 말을 통해 자신의 찌질한 면을 숨기고 싶었던 것이다.
이는 우리 주변, 우리 스스로에게서도 무척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채 그저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혹은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할 용기가 없어, '나는 ~한 사람'이라고 선을 그으며 개선의 여지를 없애버리기도 한다.
며칠전 연인과의 다툼에서 "나는 ~한 사람이라서", "나는 ~한 유형이라서"라고 스스로에 대해 설명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나에게 "네가 한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고, 모순이 있다."라고 했고, 나는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말이 맞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평소 스스로에 대해 설명하는 사람이 참 멋없다고 느꼈었는데(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행동'으로 드러날 것이므로), 연인 앞에서 처참하게 스스로를 설명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멋없고 부족한 내 모습. 나를 이해해주었으면, 공감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나는 ~한 편이라', '나는 ~한 사람이라'라며 말이 길어졌고, 스스로조차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 모르는 상태에 이르렀다.
어쩌면 결국 하고싶었던 말은 '나를 이해해줄래?' 한마디 뿐이었을텐데.
- 배운 점: 스스로를 섣불리 정의하지 말자. 당신도 당신을 잘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