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L] 고민할 필요 없어
오랜만에 일일 컨설팅 수업을 했다.
화상수업 화면을 켜니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깐의 대화를 나누는 것 만으로도 '이 분은 과외가 필요 없겠구나. 이미 너무 잘 하고 계신데 스스로 모르고 계실 뿐이야.'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지만, 스스로 확신이 들지 않아 헤매고 있었다. 간단한 수업을 진행해드리고 나서, 나는 그녀에게 솔직한 내 생각을 들려드렸다.
"원하시면 수업을 진행해드릴 수 있어요. 다만 지금 너무 잘 하고 계신데, 스스로는 모르고 계신 것 같아서요. 지금처럼만 하시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독학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중간에 방향이 흔들리면 저를 또 찾아오시면 돼요."
물론 장기적인 수업이 내 수입에 도움이 되겠지만, 마음에 떠오르는 그대로의 메시지를 전달해드렸다. 진심이 전달된건지, 그녀는 '사실 잘 하고 있는건지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며 기쁨으로 상기된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앞으로도 몇 번씩 흔들릴 수 있기에, 꼭 기억해주시기 바라는 2가지 메시지를 전달드리며 수업을 종료하였다.
메시지1. (지금처럼만 하면) 무조건 잘 될 거예요
메시지2. (중간에 방향을 잃으면) 언제든 다시 찾아오세요
수업을 마치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경험자인 내 눈에는 너무도 잘 하고 있는게 뻔히 보이는데, 저 상황안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본인에게는-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이 정말 크겠구나. 그리고 한발자국 떨어져 나와 스스로를 바라보았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생을 더 살아본 누군가가 바라본다면 이미 충분히 잘 헤쳐나가고 있는 것일텐데도, 허우적대는 현실 속에 놓인 나는 '이게 맞는 걸까', '잘 하고 있는 걸까' 고민하고 의문을 품으며 괴로워했다.
답은 나와있었다.
지금처럼만 하면 돼. 고민할 필요 없어. 어쩌면 오늘 내가 그녀에게 해주었던 이야기들은, 나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던 말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도-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고. 너무 잘 하고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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