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삶에는 틈이 있다.
삶에는 틈이 있는 것 같다.
아직은 선명하지 않아서 그것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늘 보던 풍경과 일상에서 그 틈을 발견하면 일상의 순간이 생생해지기 시작한다.
일상의 공기나 온도, 빛, 느낌들이 생생하게 살아나기 시작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현실이 펼쳐진다.
마치 갑자기 생생한 4차원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간 느낌이랄까?
그곳은 생생하고 활기찬데 고요하고 부드럽다.
그 느낌을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현존의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을 살짝 실눈뜨고 바라보듯 비틀어 바라보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 틈이 보인다.
이 현실 속에 내가 늘 무의식적인 반응으로 살아가던 뻔하디 뻔한 지루하고 심심해서 커피와 끊임없는 SNS영상들, 게임과 음식 등 끊임없이 자극을 찾아 헤메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현실에서 갑자기 차원이 다른 삶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거기엔 삶이 새롭게 펼쳐진다.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 원하는 것들이 훨씬 빨리빨리 다가오고, 지루하지 않고 눈치볼 필요도 없고, 긴장되지 않는 본래의 삶의 모습이랄까 그런 느낌이다.
문득문득 길을 걷다가, 일상을 살아가다가 이 공간에 겹쳐져 있는 또다른 주파수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햇빛은 더 반짝이고, 나뭇잎은 더 초록초록 생기를 뿜어내고, 빛은 더 환해지며, 나만의 어떤 길이 보일듯말듯 나를 반긴다.
그 길을 따라가면 내가 원하는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은 두근거림과 설레임이 느껴진다.
그것은 그동안 내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방식, 가지 않던 길, 상상하지 않았던 비밀같다. 늘 내가 아는 길, 남들도 다 가는 길, 누구나 아는 방식의 무의식적인 기대와 반응 속에 살다가 비밀의 문을 발견한 것 같은 방식이다.
나는 아직 이 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디로 연결될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 나의 공간 속에 차원을 달리하는 또다른 삶의 길이 펼쳐져 있는 기분이다.
그 틈은 이미 나의 현실과 겹쳐져 있어서 다른 곳으로 찾아갈 필요가 없다.
그문에 들어서면 노력하지 않아도 현존하는 느낌이 들고, 모든 것이 생생해진다.
더 자주 그 틈 속으로 들어가 봐야겠다.
언젠가 책 읽어주는 유튜버가‘틈’이라는 책을 읽어주었던 기억이 났다.
그런데 그 내용은 누가 쓴 것인지, 어떤 내용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책을 한번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느낀 이 틈, 삶을 새롭게 보는 방식이고, 그 삶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에 대한 이야기인지 궁금해졌다.
네어버를 검색해 보니 역시 오쇼의 ‘틈’이라는 책이 있다.
어느 분의 리뷰에
“과거와 미래 사이에는 영원으로 통하는 틈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현재이다.
삶을 미풍처럼 받아들여라.”
-오쇼 ‘틈’-
내가 느끼는 느낌이 이 문장 속에 그대로 담겨 있다.
책을 빌려서 읽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