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안다팀은 "죽음","사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죽음이 주는 선물 - 따뜻하고 행복한 추억이고 싶다.
그 언젠가 죽음이 두려웠다. 죽음의 무엇이 두려웠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미지로 사라지는 그 죽음이 두려웠다. 어디로 가는지, 우리는 왜 태어나는지?, 이렇게 의미없게 사는데, 죽음이 두려워 죽을 수도 살 수도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죽음에 관한 책을 여러권 읽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 우리는 영혼의 존재이며, 죽으면 육체는 사라지지만 우리의 영혼은 다시 신과 하나되어 다시 다음의 영혼의 삶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죽음은 그저 새로운 깨어남, 육체마저 정확히는 사라지지 않고, 자연과 함께 돌고 돌듯이, 영혼 또한 영원히 남아 이 우주와 영혼의 여행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려워했던 죽음의 순간마저 임사체험의 책들을 보면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렇게 두려워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 뒤로 죽음이라는 단어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몇년 전 사랑하는 엄마와 아버지가 저 하늘의 별이 되셨다. 가까이서 죽음을 지켜본 처음의 일이었다. 엄마의 임종은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나는 잠시 달리던 삶을 멈추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누구나 삶을 살다가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평생 고생만 하다가 외롭고 외롭게, 끝내 좋을 날도 없이 생을 마감하는 엄마의 삶의 그 마지막을 보고, '삶이 과연 무엇인지?, 엄마와 별반 다를 것 없는 나의 삶도 그냥 이렇게 끝나버릴 수도 있겠구나?'하는 마음에 나는 나의 달리기를 멈추었다. 그리고 '삶이 진정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죽음은 무엇인지?' 그것을 먼저 알고 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멈추고, 또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행히 책속에는 내가 찾던 지혜들이 담겨 있었다. 그 많은 책 속에 모두 비슷한 의미들이 담긴 글들이 적혀있었다. 이제 글이 아닌 삶으로 그것들을 살아내는 일만이 남은 것이다.
그렇게 엄마를 보내고 엄마는 내 삶에 더 깊이 함께 하게 되었다. 그것은 아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맑고 파란 하늘을 보면, 나도 모르게 '엄마 거기 잘 있어? 행복해~'라고 말한다. 맛있는 것을 보아도 우리 엄마랑 이것 한번 함께 먹어보면 너무 좋았을 텐데, 아이를 키우는 마흔넘은 나이가 되었을 때는 엄마의 마흔이 궁금하고 마흔된 엄마와 친구가 되어 같이 수다도 떨고 육아이야기도 하며 함께 이웃하며 살고 싶어지기도 했다. 순수하고 마음이 따뜻했던 우리 엄마, 나는 엄마가 자주 보고 싶고, 생각나고, 그리워서 마음의 대화도 많이 하지만 그것들이 슬픔의 감정은 아니다. 미소짖게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위로가 된다. 그리고 잠시 우리에게 온 천사같고, 감사하다.
그 어려웠던 삶을 자식에 대한 따뜻한 사랑으로 포기하지 않았던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런데 교감이 많지 않았던 아버지는 사실 그렇게 기억이 많이 나지는 않는다. 가끔 엄마만 자주 생각하는 것에 찔려서 엄마의 추억뒤에 잠시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떠올린다. 추억이랄 게 별게 없어서 아버지의 삶이 느껴진다. 혼자서 지독히 외로움과 방황 속에 갇혀 살았던 아버지, 그 삶이 안타깝고 애처롭다. 다음 여행에서는 더 행복하게, 더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는 삶을 사시기를 기도한다.
우주에는 지금도 우리가 이렇게 지긋지긋하게 때려치우고 싶은 이 삶을 다시 살고 싶어서 지구에 오려는 영혼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니 깨어나보면 다시오고 싶은 이곳, 여기, 지금의 삶을 사랑하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내야겠다.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찌지고 볶고, 싸우고, 화해하고, 울며, 지나보니 그 모두가 행복하고 따뜻했다 말할 수 있게.
50년을 살아보니 우리의 삶이 백년을 산다면, 처음의 50년은 어떻게 하면 삶을 잘 살까?를 고민하며 살았다면 나머지 50년은 어떻게 하면 잘 죽을까?를 고민하며 살게 되는 것 같다. 삶이 '확장'이라면 죽음은 '수렴'인 것 같다. 삶이 유한하다는 것이 마음에 와닿을 때, 그제서야 조금더 현실적인 나다운 삶을 살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떠난 자리에 슬픔이 아니라 사랑과 행복이 느껴져 그 추억의 힘으로 오늘의 삶을 더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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