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안다팀은 '요즘 자꾸 찾아보게 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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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원탑은 여행유튜버 원지님이다. 똥강똥강 떨어지는 말투, 뽀글뽀글 펌 한 헤어와 밝은 컬러의 패션 스타일이 다 마음에 들지만, 그중에서 가장 신나는 건 안경 착장이다. 안경 착! 야무지게 쓰고 나오는 그녀를 보면,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모자를 좋아하는 것도 나와 겹치는 깨알 같은 공통점. 그녀의 찐팬이란 얘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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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삶을 추구해 본 적이 없다. 여행은 좋지만, 굳이 가야 할 이유를 찾지는 않는 사람. 시시때때로 여행 가는 것을 반기지 않는 사람. 해외건 국내건 크게 돌아다니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 그게 나였다. 그런 나에게 변화가 온 것은 7년 전. 사업 실패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을 때, 홧김에 훅 시작해버린 무전여행 덕이다.
계획 없이 시작한 걸음이 14일이나 이어졌다. 양평에서 시작해 양양, 속초, 고성을 지나 횡성, 충주, 문경, 사천, 남해, 여수, 목포, 광주를 찾았다. 나와는 아무 인연이 없는 곳으로만, 모든 아는 사람과 거리를 두어 가며 헤맸다. 떠날 때만 해도 죽겠다는 마음이었는데, 별이 총총 뜬 횡성의 밤하늘을 보며 그 마음을 접었다.
어딜 가도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있었다. 땀을 식혀주는 보들 바람과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 오색으로 빛나는 하늘, 투명한 초록의 나뭇잎. 그 모든 것이 어딜 가도 내 곁에 있었다. 사랑이었다. 말 없는 사랑 속에 살고 있음을 그때 알았다. 혼자가 아님을. 살아도 됨을. 묵언의 생명체들이 답해준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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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렇게 찾아낸 앎이 너무나도 귀하고 소중해서, 나처럼 외로운 사람들에게 다 퍼다 주고 싶었다. 그래서 공저를 썼다. 지금은 손가락이 오그라들어 펼쳐볼 수조차 없는 책 안에는 그때의 감동과 환희가 넘실거린다. 풍요로운 문장들이 지면 앞뒤를 가득 채웠다. "그렇게 행복하니?"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밤을 새가며 글 쓰던 그때의 나에게 묻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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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여행은 그렇게 삶으로 흘러들어왔다. 막연했던 동경이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며 시간과 공간의 자유를 얻게 되자 현실로 모습을 드러냈다. 워케이션을 빙자하여 전국을 쏘다녔다. 바다로, 산으로, 도시로. 그렇게 물 흐르듯 다닌 걸음은 본격적인 목표를 갖게 됐다. 그것은 바로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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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라는 목표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첫째, 14시간이 넘는 비행기를 탄다는 건 공황장애를 앓는 나에게 도전일 수밖에 없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지 못해 자차로만 전국을 쏘다니는 나이지 않은가. 그러니 비행기에 갇혀 태평양을 건너고 북미 대륙을 횡단하고서야 도착하는 뉴욕까지 가겠다는 건 허풍을 조금 보태 나를 건 모험이다.
둘째, 뉴욕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없었다. 물질주의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세련된 성격도 못 되는지라, LA면 모를까 뉴욕은 썩 나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뉴욕이었으면 했다. 나랑 어울리지 않아서. 모든 선택을 나와 어울리는 것,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것으로만 하려는 치우침을 이런 식으로 바꾸어보고 싶었다. 나답게 하는 선택이 별로여서가 아니라, 그것이 다시 나를 가두는 것만 같아서다.
셋째, 뉴욕을 가기 위해서는 높은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왕복 비행기, 고공 행진 중인 숙박비, 이미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미친 뉴욕의 물가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부터 허리띠 바짝 졸라매고 자금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이 도전이 짜릿하다. 썩 무언가를 사고 쟁이는데 재미를 못 느끼는 사람이라 '있으면 쓰고 없으면 말지'가 평소 나의 기조인데, 뉴욕을 가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눈치 없이 썼던 모든 소비를 줄여야 한다. 더불어 조금 덜 좋아하는 일도 뉴욕을 위해 해야 한다. 더 벌기 위해서. 이건 정말 큰 변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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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비롯해 다양한 곳을 여행하고 경험해 보려는 것은 첫 여행에서 깨달은 바와 무관하지 않다. 사랑이 하늘과 바다, 바람과 별빛으로 표현되고 있는 게 너무 신기했다. 어떤 곳에서 또 어떤 모습으로 사랑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하고 싶어졌다. 어딘가에 꼭꼭 숨어진 그것을 찾아내는 행위가 마치 어릴 적 보물 찾기를 하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여행유튜버까지는 아니지만, 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터가 되어보기로 했다. 안 해 보던 걸 하기로 했으니, 지금 내가 여행유튜버 원지, 빠니보틀, 유랑스, 곽튜브, 채코제님을 좋아하는 것이나, 그들의 멘탈과 결을 같이 하며 경험을 극대화하고 있는 노홍철 님을 선망하는 것은 일종의 공부에 가깝다. 살아보지 않은 삶을 살려면, 해보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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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라는 나의 정체성을 사랑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도전하고, 기록하는 지금의 내가 너무 좋다. 어떻게 하면 이 일을 죽는 그 순간까지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푸시식 하고 웃어버렸다. 어쩐지, 정말 그러고 있을 것만 같아서.
꿈이란 건 이런 게 아닐까? 생각만 해도 좋은, 그래서 더없이 삶을 간지럽게 만드는 그런 무언가. 그래서 지금 나는 꿈이 있는 사람이다.
내 멋대로 이상형 월드컵 - 여행유튜버 순위 1위. 원지 2위. 빠니보틀 3위. 유랑스 4위. 채코제 5위. 곽튜브 [번외] 노홍철님 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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