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걱정 많이 하셨나요?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온갖 생각들에 시달리느라 잠을 못 자진 않으셨어요? 오늘 레터는 내일을 만드는 선택에 대한 이야기예요. 걱정, 불안, 염려로 괴로우셨던 분들, 자세히 읽어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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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고 해요. 1)직진, 2)절충, 3)내려놓음. 임경선 작가의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라는 책에 나와있는 내용입니다. 책에서 다루는 것과는 별개로, 선택 3종에 대한 제 생각을 얘기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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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진
직진은 주로 나라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선택입니다. '나다운 삶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잖아요. 자유, 주도권, 사랑, 관계, 가족, 여유 같은 것 말이죠. 그 단어를 지키는 것은 호불호의 문제가 아닌 생김새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삶에는 수많은 가치가 있고, 그것들의 우선순위가 사람마다 다를 텐데요. 그 순서와 무게, 색깔이 곧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요소가 되더군요. 여기에 무슨 답이 있겠어요. 살아오면서 차곡차곡 만들어진 생김새를 바꾸는 것도 어렵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각자가 가진 정체성이니 오히려 잘 보존하는 게 좋지요.
자기만의 고유함을 지키기로 하면 직진의 선택이 필요합니다. 나라는 사람이 희미해지면, 생도 덩달아 희미해집니다. 생각이 많아지고 갈 길을 잃게 되지요. 정체성, 고유성, 나다움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결국 삶의 바로미터가 됩니다. 굳건한 기준이 있으면 고될지언정 포기할 수는 없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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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절충
절충은 방법을 선택할 때 씁니다. 방향을 알았다고 해서 그곳에 당도하는 방법까지 아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뉴욕이라는 목적지를 정했다고 해서 뉴욕에 가는 방법을 아는 것은 아닌 것과 같습니다. 직행이나 경유 비행기를 탈 수도 있고,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널 수도 있겠지요.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가는 경로까지 헤아리려 치면 셀 수 없이 많은 방법들이 등장할 겁니다. 그래서 방법은 여러 개를 실행해가며 서로 보완하는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절충하는 것을 방향의 포기로 해석하면 곤란합니다. 뉴욕 직항만이 뉴욕으로 가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직항 표를 구할 때까지 뉴욕은 요원한 게 됩니다. 하지만 LA이나 도하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거기까지 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곳에서 어떤 기회와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마음속에 뉴욕이라는 지향을 잃지 않으면 어느 순간 그곳에 닿아있게 마련입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서원이라고도 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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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내려놓음
내려놓음은 일종의 영역 표시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나로 살아갈 영역이 어디 만큼인가에 대한 인지랄까요. 내려놓음의 기회는 시도했을 때 온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시도해 보면 어떤 것은 삶에 새로운 장을 열어 지평을 넓히는가 하면, 또 어떤 것은 내 것이 아님을 알게 합니다. 이때 유념해야 할 것이 내려놓음과 포기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내려놓음은 때로 그것을 대단히 원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걸 하면 돈을 정말 많이 벌 텐데', '이거 내가 진짜 잘하는 건데'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나의 지향을 벗어난 일이라면 아쉬워도 내려놓는 겁니다. 나의 유한함에 대한 이해와 인정이 되겠지요. 반면 포기는 욕망을 기준으로 멈추는 것을 말합니다. 내 안의 가치 우선순위가 분명하지 못할 때 욕망이 비집고 들어옵니다. 욕망은 힘이 셉니다. 그러니 흐트러진 것들 사이로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내지요. 하여 포기는 선결정 후이유의 특징이 있습니다. 욕망에 굴복하여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후 그에 대한 근거를 갖다 붙이게 되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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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나다운 삶의 시작입니다. 별수 없이 회사를 다닌다고 하지만, 아마 아닐 겁니다. '힘들지만 행복하게 사는 가족들의 얼굴 보는 게 좋아서', '번 돈으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걱정 없이 할 수 있으니까'와 같이, 진짜 나의 마음이 있었기에 고단함을 이길 수 있었을 거예요. 그 마음이 진짜 내 것입니다. 높은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는 가치가 여기에서 드러납니다. 이 마음을 모르면 쉽게 포기하게 돼요. 비슷한 포기가 반복되거나 아예 시도하지 않기로 마음먹게 되는 것은 모두 마음의 원석을 찾아내지 못해서입니다.
3가지 선택의 종류를 나열해 보았는데요. 반복해서 나오는 단어를 찾으셨나요? 맞습니다. "가치"입니다. 내가 정한 가치 우선순위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나의 지향이 됩니다. 지향점을 잃지 않으려면 직진의 선택을, 지향점으로 가는 방법을 고민할 땐 절충의 선택을, 지향점과 반대로 가는 것이라면 내려놓음의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럼 자연히 선택의 누적에 따라 점점 내가 정한 그곳에 가까이 가게 돼요. 이것이 선택의 힘입니다.
점심 식사로 순댓국을 먹는 것이, 매일 출근을 하는 것이, 유튜브 쇼츠 대신 책을 읽는 것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여 다음 순간의 나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주 작은 선택에서도 스스로 정한 가치 기준을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럼 미래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이 순간만 살아도 됩니다. 이 선택의 합은 무조건 내가 원한 바로 그 미래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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