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어느 작은 어촌 마을에 한 어부가 살았습니다. 하루는 그가 만선이 되어 돌아오자, 마침 근처를 지나던 미국인 관광객이 '당신의 하루는 어떻소?' 하며 말을 걸었습니다. "잠깐 바다에 나가 필요한 만큼의 고기를 잡아 시장에 내다 팔고, 남은 시간엔 가족과 시간을 보내오." 그 말을 들은 미국인은 조금 더 일해서 고기를 더 넉넉히 잡아보면 어떻겠냐고 했습니다. 남은 생선을 내다 팔면 큰 수입이 생길 것이고, 그 돈으로 큰 배를 사서 선단을 꾸리면 좋겠다고요. 공장들과 직거래하며 추가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고기를 잡는 일과 가공, 판매까지 일원화 하여 큰 비즈니스로 발전시키면 엄청난 돈을 만지게 될 거라는 말도 덧붙였죠. 미국인의 제안에 어부가 물었습니다. "막대한 부를 이루면 어떻게 됩니까?" 그랬더니 미국인이 답했습니다. "시간적, 공간적, 경제적 자유를 이루었으니, 한적한 시골에 내려와 적당히 소소한 일을 하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거죠." 어부는 갸우뚱했습니다. 그것은 이미 어부가 누리고 있는 것이었으니까요.
신의 뜻은 명쾌합니다. 뿌린대로 거두리라. 동시에 신은 자비합니다. 무엇을 뿌릴지에 대한 선택권을 인간에게 넘겼지요. 그리고는 팔짱을 낀 채 조용히 인간의 선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인간이여,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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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은 사는대로 믿습니다. 회사에 다니고 있으니 직장생활이 꿀이라 말하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공했으니 자식에게도 공부만이 살 길이라 말합니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하고, 그러면서 신 앞에서는 자신을 도와달라며 기도합니다. 믿음과 행동이 불일치하고, 생각과 행위의 우선순위가 뒤죽박죽이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사는대로 믿는 이의 모습입니다.
믿는대로 산다는 것은 1)무엇을 믿는지 알고 있고, 2)믿음을 해치는 것을 삶에서 제거할 줄 알며, 3)혹여 믿음이 시험에 들더라도 끝까지 그 믿음을 고수하는 것을 말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무엇을 믿는지 혹은 무엇을 믿을 것인지 알지 못하면, 그 다음은 보나마나입니다. 오늘은 A라 믿었다가, 내일은 B라 믿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죠.
지난 주말, 제주에 다녀왔습니다. 아침 7시에 제주에 도착하여 알찬 하루를 보냈어요. 우중 산행, 산중 명상, 맛있는 식사와 영혼의 대화가 가득했습니다. 제주에서의 하루는 완벽했습니다. 평소 로망이었던 워케이션, 제주 명상, 제네시스가 그날 하루 안에 모두 담겨 있었거든요. 저의 성공은 이 날과 같을 겁니다. 훌쩍 제주로 떠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자연 속에서 실컷 명상하고, 맛있는 음식을 돈 걱정없이 즐길 수 있는 그런 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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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하루가 마냥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흐린 날씨로 인해 갈 때부터 롤러코스터 같은 비행을 경험해야 했고요. 엄청난 수의 중국 관광객을 마주쳐야 했고, 명상할 땐 지나가는 등산객들의 구경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오르내리던 산 길은 미끄러웠고, 날은 예상보다 훨씬 추웠지요. 심지어 비행기를 놓치는 일도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아무런 힘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매순간 감사하고, 감탄하고, 감동했거든요. 삶은 사랑이라고 믿는 저의 믿음 덕분이었습니다. 이 세상이 사랑뿐이란 믿음을 굳게 지키며 사는 일은 생각보다 잦은 경계 앞에 서게 합니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 속에도 투덜대고, 원망하고, 열 받을 일이 수도없이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때마다 감사할 것을, 감탄할 것을, 감동할 것을 찾아 그대로 행합니다.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배우고 익힙니다. 사랑이 나의 몸과 영혼으로 스며드는 것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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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대로 살기 위해서는 3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환경입니다. 누구와 함께 하는가, 어디에 있는가가 결정적입니다. 너무 많은 고난은 곧잘 사람을 굴복시킵니다. 그렇기에 이왕이면 나의 믿음을 굳건히 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구축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는 태도입니다. 모든 경계 앞에서 우린 선택권을 갖습니다. 원망하고 화내고 불평할 것인가, 감사하고 감탄하고 감동할 것인가. 그 순간의 선택이 꽤 긴 시간동안 나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니 선택의 순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삶을 내가 원하는 곳으로 흘려보내야 합니다. 항상 더 많은 먹이를 먹은 말이 살찌는 법이니까요. 마지막은 컨디션입니다. 몸과 마음의 컨디션은 앞서 말한 환경과 태도를 선택하는 밑천이 됩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에, 아무리 좋은 태도를 가지고 있어도, 몸과 마음이 아프면 이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어집니다. 그러니 건강한 심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요.
수 년동안 제주를 한 번도 가지 않았었는데, 운명처럼 올해 제주를 다녀왔습니다. 그것도 마치 옆 동네 마실 다녀온 것처럼 가볍게요. 나에게 이것은 하나의 사건입니다. (그렇게 해석하겠다는 뜻입니다.) 수 년간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났고, 이것의 빈도가 많아지면 그것은 자연히 나의 삶이 믿는대로, 원하는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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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깨달은 것인데요. 한동안 늘 외치던 단어가 최근 들어 삶에서 사라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단어는 바로 자유입니다. 멕시코 어부처럼 나는 이미 시간적, 공간적,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비록 그것의 규모가 작아서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을 지라도요.
나는 이미 이 자리에서 충분히 풍요롭습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습니다. 이 작은 씨앗이 환경, 태도, 컨디션의 3박자를 기둥 삼아 무럭무럭 자라날 것이라는 사실을요. 어느 순간이 되면 사람들은 말할 겁니다. '어? 여기 꽃이 있었네!' 라고요.
믿는대로 살고 있습니다.
세상을 사랑이라 믿으며,
감사하고 감탄하고 감동하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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